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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유럽 초토화 ‘흑사병 창궐’ 미스터리 700년만에 풀렸다

유럽 유행 8년 전 키르기스스탄 북부 산악지대
“역병 사망” 묘지서 유럽 유행 흑사병 원류 균주

 

주)우리신문 전은술 기자 | 고유전학이 사상 최악의 전염병 가운데 하나인 흑사병의 발원지와 관련한 미스터리를 발생 675년 만에 풀었다.

사망자의 치아에서 추출한 고대 게놈 분석을 통해 14세기 유럽을 초토화한 흑사병이 시작된 곳이 고대 무역로인 실크로드의 중간기착지라는 걸 밝혀냈다. 이 지역은 현재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북부 산악지대다.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와 튀빙겐대, 영국 스털링대 공동연구진은 “지금의 키르기스스탄 지역에서 14세기에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에게서 흑사병 원인균인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최근 발표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요하네스 크라우제 박사(고생물학)는 “알파, 델타, 오미크론이 모두 우한의 코로나 균주에서 비롯된 것처럼 페스트의 모든 균주가 시작된 곳을 찾아낸 것과 같다”고 말했다.

쥐와 벼룩을 통해 전염되는 흑사병은 1346~1353년 유라시아 서부 일대를 휩쓸면서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유럽, 중동, 북아프리카 인구의 60%가 감염되고, 치명률은 30~60%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쥐가 페스트균의 천연 저장소, 쥐에 서식하는 벼룩이 직접적인 전파 매개체다. 흑사병은 병원체에 감염된 사람의 피부에 검은 반점이 생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최초의 발원지와 전파 경로는 그동안 규명되지 못했다. 당시 몽골제국 군대에 포위돼 있던 유럽 동쪽 크림반도의 카파나 카프카즈, 또는 중앙아시아의 다른 지역들이 발원지일 것이라는 가설들만 있을 뿐이었다. 중국에 있는 페스트균의 유전적 다양성이 가장 큰 점이 동쪽 발원설을 뒷받침했다.

 

 

고유전학이 풀어낸 675년 미스터리


이번 연구는 몇년 전 스털링대 필립 슬라빈 박사(중세사 및 환경사)가 키르기스스탄 톈산산맥의 이식쿨호수 주변에 있는 14세기의 기독교 공동묘지에서, 흑사병의 기원에 대한 단서가 될 수도 있는 기록을 발견한 데서 시작됐다.

이식쿨 호수 근처의 두 공동묘지에는 1338년과 1339년에 만들어진 묘비가 이례적으로 많았다. 1248~1345년 사이에 세워진 467개의 묘비 중 1338~1339년에 세워진 것이 118개나 됐다. 그런데 이 가운데 10개가 사망 원인으로 역병을 언급하고 있었다.

1~2년 동안 비정상적으로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는 것은 당시 뭔가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걸 뜻한다고 슬라빈 박사는 말했다.

 

 

이 묘지는 1880~1890년대 러시아 학자들이 처음 발견했다. 슬라빈 박사는 궁금증을 풀 단서를 찾기 위해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크라우제 박사와 함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옮겨진 유해 30구를 추적 조사한 끝에 유해가 묻혀 있던 무덤의 묘비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이어 독일 튀빙겐대 고유전학 연구진이 묘비가 특정된 유해 7구에서 유전물질을 추출해 분석했다. 그 결과 한 묘지에서 발굴한 세 유해의 치아에서 페스트균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두 유해에서 페스트균 전체 게놈의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를 현대의 페스트균 203개, 14~19세기의 페스트균 47개의 유전자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이 페스트균이 8년 후 유럽을 휩쓸기 시작한 흑사병 균주의 직계 조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크라우제 박사팀이 2011년 런던의 흑사병 사망자에서 채취한 페스트균도 같은 계통이었다.

또 이 균주는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5개 페스트균 계통 중 4개 계통의 조상이기도 하다. 크라우제 박사는 “흑사병 직전에 페스트균의 유전적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신호”라며 “이는 역병의 빅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멋이 기폭제…유럽 쥐가 불쏘시개


흑사병 발원지가 이 지역이라는 걸 뒷받침하는 다른 정황 증거도 있다. 톈산산맥을 에워싸고 있는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중국 신장지구의 마멋과 다른 설치류에서 채취한 페스트균이 이곳 균주와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다.

크라우제 박사는 “발원지를 ‘이 마을’ ‘저 계곡’이라는 식으로 콕 집을 수는 없지만 ‘이 지역’으로 특정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페스트균에 감염된 마멋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이 키르기스스탄의 유행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흑사병 면역력이 없는 유럽의 쥐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슬라빈 박사는 톈산 지역은 고대 실크로드의 무역로라는 점에서 이 지역을 흑사병 발원지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키르기스스탄 무덤에서 발견된 인도양의 진주, 지중해의 산호, 외국 동전 등은 교역상품이 이곳을 통과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장거리든 역내든 교역이 병원균을 서쪽으로 퍼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1300년대 초반 이 지역에서 흑사병이 발생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다만 이곳의 균주가 전 세계 야생 설치류 개체군이 형성하고 있는 페스트균 저수지 중 하나라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의 닐스 스텐세스 교수(진화생물학)는 이번 발견은 1300년대부터 시작된 중앙아시아의 따뜻한 날씨가 유럽 전염병을 촉발했다는 가설과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다음 과제는 이곳의 흑사병이 유럽까지 3500㎞를 어떻게 이동해갔는지, 왜 동쪽 아시아로는 확산되지 않았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몽골제국의 군사적 확장을 통한 흑사병 전파 가설을 지지하는 연구자들은 여전히 미심쩍어 한다. 미국의 중세역사가 모니카 그린은 ‘네이처’에 “페스트균 조상의 게놈을 확보한 것은 엄청난 돌파구이지만 흑사병이 1338~1339년에 키르기스스탄에서 빅뱅을 일으켰다는 결론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적 증거에 기반하면 13세기 몽골제국의 확장이 페스트균주의 확산과 다양화를 촉진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흑사병은 지금도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 서식하는 설치류를 통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위생 수준이 높아져 감염 사례는 드물게 발생한다. 감염돼도 항생제로 쉽게 치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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