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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봉역 피해자 여동생 "열악한 현장 본 부모님, 철조망 매달려 오열"

 

주)우리신문 전은술 기자 |   "생일 앞둔 오빠, 고향 온다며 신나게 전화하고 끊은 지 3시간 만에 싸늘한 주검 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30대 직원이 열차 차량 연결·해체 작업을 하던 중 기관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을 직접 찾아간 유족은 열악한 환경을 꼬집으며 "사전 예방을 했더라면 참변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지난 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레일 오봉역 사망사고 유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이번 사망사고의 피해자인 저희 오빠의 억울한 죽음을 다들 알아달라"고 읍소했다.

앞서 5일 오후 8시37분쯤 경기 의왕시 소재 오봉역 구내 양회(시멘트) 선에서 벌크회차 12량을 입환하는 작업을 하던 B씨(34)가 기관차에 치여 숨졌다.

이 사건 관련 유족 A씨에 따르면, 당초 B씨는 2018년 코레일 입사 당시 사무 영업으로 채용됐으나 수송 쪽으로 발령 나 현장직에 투입됐다.

B씨가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동기 한 명이 다리 절단 사고를 당했다. 소식을 들은 B씨 가족은 깜짝 놀라 B씨에게 다른 역으로 떠나라고 수차례 얘기했다고 한다. B씨는 선배들의 회유와 고민 끝에 오봉역에 남기로 결정했다.

그러던 중 생일을 앞둔 B씨는 "나 낳아주느라 고생한 엄마 선물 사서 부산 가겠다"며 전화하고 끊은 지 3시간도 되지 않아 싸늘한 주검이 됐다.

A씨는 "오빠가 좋아하는 음식 사서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받은 전화 한 통은 지옥이었다. 조금 다쳤다던 오빠가 열차에 깔려 죽었다고 하더라"라며 "빈소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와중에 코레일 관련 직원들이라고 온 분들은 슬퍼하지도, 미안한 기색도 하나 없이 그저 일을 하고 계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 날 사고 현장을 갔는데, 한국에 이런 곳이 있다고 생각도 못 했다"며 "오빠가 일하던 현장을 본 부모님과 삼촌들은 말을 잇지 못했고 철조망에 매달려 오열했다"고 전했다.

또 A씨는 "오빠는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 봐 항상 안전에 유의하고, 안전사고 관련해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괜찮다고만 했다. 그 얘기를 믿은 우리가 미친 거였다"며 "항상 본가에 오면 다리 아파 죽겠다고 했다. 자갈밭과 철길을 매일 1만 보에서 2만 보 걸어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저 크고 높은 열차들을 일일이 손으로 연결하고 떼고 위치 바꾸고. 열차에서 뛰어내리고 오른다고 발목 염증은 나을 수가 없었다. 열차가 지나가면서 튀는 자갈들로 생긴 여기저기 시퍼런 멍들"이라며 "부족한 인력과 열악한 시설 속에서 일하느라 힘들어 간 수치는 나빠진 지 오래였던 오빠가 그런 곳에서 일하고 있었다니 글을 쓰는 지금도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철길 옆은 울창한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철조망에 사고가 나도 도망칠 공간이 없었다. 밤에는 불빛조차 환하지 않아 어렴풋이 보이는 시야 속에서 일했고 유일한 소통 수단인 무전기 또한 상태가 좋지도 않았다"며 작업 환경을 비판했다.

이외에도 A씨는 인력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오빠가 서 있는 곳 철로 노선이 이상하다는 걸 감지했을 텐데, 무거운 열차 수십 대가 중간에 멈추지 않고 오빠를 밟고 끝까지 지나갔다"며 "저 많은 열차를 단 두 명이서, 그것도 숙련된 두 명이 아닌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인원들이 그 일을 한다고 들었다. 숙련자들은 하나같이 일이 힘들다고 빠져나가기 급급하고 어린 신입사원들만 집어넣기 바쁘더라"라고 했다.

A씨는 "오빠는 '너까지 나가면 너무 힘들다'는 윗분들의 말에 마음이 약해져 올해까지만 버티고 나가야겠다고 했는데, 그때 나가라고 할 걸 그랬나 보다"라며 "같이 일하던 사람이 1명이라도 더 있었다면, 이상하다는 걸 빨리 인지해서 멈췄더라면, 피할 공간이 넓어서 빨리 도망쳤더라면, 사전 예방을 했더라면 참변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A씨는 "대한민국 청년을 이런 환경 속에서 일 시키려고 전공 시험에 NCS 시험, 자격증까지 따게 하는 거냐"라며 "오빠뿐만이 아니라 오빠보다 어린 동생들도 다 이런 거지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노가다한다는 걸 부모가 아실까요?"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오빠 억울한 거 안 풀어주고 회사 이미지 망가질까 봐 오빠한테 다 덮어씌우면 가만 안 둔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한편 허병권 철도노조 노동안전실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봉역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2인1조 입환작업"이라며 "오봉역은 동선이 길어 수송원이 2인1조 작업시 지상에서 때로는 뛰어다녀야 할 정도로 작업량이 과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봉역은 선로간 간격도 좁아 작업통로가 설치된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입환작업 중 사망사고 위험이 매우 크다"며 "3인1조로 입환작업을 했다면 선로 전환기 인근에 한 사람이 고정 배치돼 나머지 두 명의 안전이 보장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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