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김정숙 기자 |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에 사는 주부 A씨는 지난달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파트 관리비가 작년 같은 달 대비 8만원 가량이 더 나와서다.
A씨는 “처음엔 훅 뛴 관리비에 (관리비를) 연체했나 싶었다”며 “그래서 관리소에 물어보니 난방요금이 크게 올라 그렇다는 말에 올 겨울 도대체 겁이나 보일러를 틀 수 있겠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열요금이 급등하며 서민들 사이 ‘악’소리가 커지고 있다. 열요금은 난방 온수 사용량을 계량기로 검침해 부과하는 요금이다.
지난 3년간 동결됐던 난방·온수 요금이 추위가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가파르게 오르자 서민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 크게 늘었다.
열요금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도시가스 요금과 연동해 산정하는데, 국제 가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올해만 3번 인상됐다.
주택용 열요금은 올해 3월 Mcal(메가칼로리)당 65.23원에서 지난달 89.88원으로 8개월 새 무려 37.8% 뛰었다.
온라인에서는 “지난달 보일러를 얼마 틀지도 않았는데 난방비가 배 가까이 나와 온수가 누수된 게 아닌가 했다” “가을에도 이 정도 뛴 요금이면, 앞으로 남은 겨울이 너무 걱정이다” 등 열요금 인상 관련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은 요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난방비 절약에 애쓰고 있다.
겨울이면 아이들과 한방에 같이 자 거실과 안방에만 보일러를 돌린다거나, 실내 적정온도를 23도로 맞춰놓고 중문을 설치해 난방 효율을 높이는 식이다.
또 상대적으로 넓은 거실을 제외한 다른 방에 보일러를 틀어 거실 온도를 비슷하게 맞춰 난방비를 아낀다는 시민도 있다.
방한 용품도 인기다. 뚝 떨어진 기온에 난방비 폭등까지 겹치자 겨울철 발열제품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
대표적인 발열제품으로는 이른바 ‘뽁뽁이’로 불리며 외풍을 막아 단열효과를 내는 단열시트를 비롯해 난방텐트가 있다.
또 한 패션업체가 선보인 발열내의 히트텍은 사실상 내의를 대체하는 대명사로 자리잡으며 올 겨울에도 꾸준히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금융권도 난방비 절약에 가세했다. 아파트관리비 및 도시가스 요금에 대해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가 대표적이다.
롯데카드 ‘LOCA365카드’, 신한카드 ‘Mr.Life’, KB국민카드 ‘탄탄대로 올쇼핑 티타늄카드’, 하나카드 ‘MULTI Young(멀티 영) 카드’ , 삼성카드 ‘삼성 iD 달달할인’, 우리카드 ‘알뜰교통카드’ 등이 난방비 절약에 도움이 되는 카드로 꼽힌다.
토스의 유료맴버십 ‘토스프라임’에 가입해 아파트아이 앱에서 아파트관리비를 토스로 납부하면 납부금액의 6%를 토스포인트로 돌려주는 일종의 캐시백 서비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