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김경환 기자 | 고금리와 치솟는 에너지·식료품 물가로 새해부터 가정마다 지출을 최소화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교육열 만큼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새해부터 학원비가 줄줄이 인상되며 가계부담을 더하고 있지만 학부모 10명 중 7명은 사교육비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이 지난 12일부터 일주일간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 824명으로 대상으로 사교육 등 가계지출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9.4%가 '현재와 비슷하게 사교육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보다 늘릴 계획'은 17.0%였고, '현재보다 줄일 계획'이라는 응답은 13.6%로 가장 적었다.
전반적인 고물가에 학원비까지 오르는 부담 속에서도 사교육 비용만큼은 최대한 유지하겠단 뜻이다. 실제로 조사 응답자의 89.1%가 가계 지출을 줄였거나 줄일 계획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중 사교육 분야의 지출을 줄이겠단 비율은 23.3%에 불과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대신 식비(69.9%)와 문화생활비(67.4%), 여행비(54.6%), 의류비(43.6%)부터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 지출을 줄인 이후 자녀 사교육 비용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한다'라는 응답이 71.1%로 가장 많았다. 오히려 '비용을 늘렸다'는 가정도 4.4%로 조사됐다. 주된 이유로는 '갑자기 줄이거나 늘리면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라는 응답이 31.0%로 가장 많았다. 사교육을 유지한다는 학부모들의 월 평균 사교육 지출은 자녀 1명 기준으로 32만5230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상당수가 올해도 사교육 지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빚을 지면서도 많은 교육비를 지출하는 '에듀 푸어(Edu-poor)'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학원 업계도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 금리상승 등으로 학원비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을 비롯한 서울시교육청 관내 교육지원청 11곳 중 6곳이 지난해 1분당 교습단가 상한선인 교습비 조정기준을 평균 3.5% 인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사교육비 총액이 역대 최대를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