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지난 6일 새벽(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지는 겨울 날씨 속에 거리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진이 계속되면서 건물들이 추가 붕괴 위험에 있는 데다 임시 대피 천막도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8일 BBC는 진앙에 더 가까운 탓에 수천 채의 건물이 붕괴한 것으로 알려진 카흐라만마라슈에서 변변한 임시 대피 천막도 없는 생존자들이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혹여 여진이 올까 봐 손상된 건물에 들어갈 수 없다는 주민들은 가구를 태워 땔감으로 쓰고 있었다.
주민 네세트 굴러는 “우리는 간신히 집 바깥으로 피신했다”면서 마지막 순간 아이 네 명과 함께 집을 떠났는데 아직도 몇 명은 안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물도 음식도 없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절박한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역시 이번 강진으로 피해를 본 남부 하타이주 항구도시 이스켄데룬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공터에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채 구조를 기다리는 생존자들을 구해낼 인력과 장비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타이주에선 건물 잔해 아래 갇힌 한 여성이 도와달라고 부르짖으며 금속성의 무언가를 두드려 주의를 끄는 모습이 영상으로 촬영되기도 했다. 이 영상은 어둠 속에서 생존자를 찾던 한 주민이 이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도움을 주려 하지만 잔해를 치울 수단이 없어 속수무책인 상황을 보여줬다.
BBC는 튀르키예 당국의 대응과 별개로 세계 약 70개국이 구조 지원팀을 급파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자연재해 후 72시간까지를 ‘골든타임’으로 여기는데 벌써 48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가지안테프는 밤사이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져 구조작업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