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박형욱 기자 | 고물가·고금리 충격으로 올해 1분기 소득이 적은 가구의 살림살이가 전보다 나빠졌다. 고소득층이 더 많이 벌고 소득이 낮을수록 더 적게 벌어 분배 지표는 전보다 악화됐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5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월평균 소득이 500만원을 넘어선 것은 통계 작성이래 처음이다.
근로소득이 총 소득을 끌어올렸다. 취업자 증가와 임금 상승 영향으로 근로소득(332만6000원은 1년 전보다 8.6% 늘었다. 반면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이자비용이 치솟으면서 사업소득(80만4000원)은 6.8% 하락했다. 이전소득도 소폭 감소했다. 손실보상지원금 등 지난해 정부 지원이 끊긴 영향이다.
명목소득은 올랐지만 물가 변동을 감안한 월평균 실질소득 증가율은 0.0%에 그쳤다. 소득이 늘었지만 물가도 그만큼 올라 쓸 여윳돈이 없었던 것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분배지표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과의 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이 전보다 크게 악화됐다. 1분기 5분위 배율은 6.45배로 1년 전보다 0.25배 포인트 상승했다. 5분위배율은 소득 상위 20% 집단의 평균소득을 소득 하위 20% 집단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배율로 일종의 양극화 지표다. 5분위 배율이 낮을수록 분배 상황이 좋다는 의미다.
소득 수준별 실질소득을 보면 양극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1년 전에 견줘 1.5% 감소해 뒷걸음질쳤다. 2분위 가구(하위20~40%)는 -2.3%, 3분위 가구(하위40~60%)는 -2.1%로 서민층과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은 줄줄이 하락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실질소득은 1.2% 올랐다. 4분위 역시 0.5% 상승해 증가 흐름을 보였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충격이 취약계층에 집중된 것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는 1인 가구나 노인가구 비중이 큰 반면 5분위 가구는 왕성하게 일하는 근로자 가구가 많다”며 “1분기에 상용직 취업자가 늘어난데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여금이 지급되면서 5분위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