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고혁규 기자 | 머리카락이 짧다는 이유로 20대 남성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성을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여성들이 자신의 '숏컷' 사진을 공유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6일 엑스(X·전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짧은 머리스타일을 인증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20대 남성 A씨는 지난 4일 밤 12시10분께 진주시 하대동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B씨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A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로, B씨에게 "여자가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다. 나는 남성연대인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했고, 이를 말리던 50대 남성도 폭행하며 가게에 비치된 의자로 가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범행으로 B씨는 염좌와 인대 부상, 귀 부위를 다쳤고 50대 남성은 어깨와 이마, 코 부위 등에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숏컷은 여자가 아니냐" "머리가 짧다고 폭행당할 수 있다는 현실은 말도 안 된다" "이게 히잡이고 히잡 안 썼다고 폭행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A씨가 본인이 '신남성연대' 회원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남초커뮤니티_여성폭행' 등의 해시태그 운동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짧은 머리를 한 여성이 남성들의 공격을 받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올림픽 첫 출전 3관왕이라는 역대급 신기록을 세운 안산 선수에게 일부 남성들은 '페미니스트'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안 선수가 숏컷을 했고, 여대를 나왔으며 SNS에서 '웅앵웅' '오조오억'의 표현을 썼다는 이유였다.
당시 외신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주목했다. 미국 폭스뉴스와 프랑스 AFP통신, 독일 슈피겔 등 주요 언론은 '한국의 금메달리스트가 머리 길이 때문에 온라인의 안티페미니즘 운동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경남 진주경찰서는 특수상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부상 정도가 심해 아직 완벽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피해자들이 회복되면 구체적인 경위를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