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김경환 기자 | 성행위 영상 불법 촬영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아온 축구 선수 황의조(31·노리치시티)씨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황씨와 황씨 측 법무법인의 변호사 1명을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앞서 황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은 지난해 11월 낸 입장문에서 불법촬영 의혹에 대해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상대 여성은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결혼까지 한 신분"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신상을 공개해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처벌법상 신상 공개를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면서 "1차 조사를 진행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황씨의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선 "지난 12일 황씨에 대해 추가 조사를 비공개로 했고, 필요하면 추가 조사를 비공개로 한 번 더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황씨는 지난 12일 조사에서 피해 여성이 촬영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아 불법 촬영이 아니라는 기존 주장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 변호인은 이날 입장을 내고 "황 선수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사용하던 휴대폰과 노트북 등 9대 이상의 전자기기를 모두 포렌식했으나 어떤 불법촬영 영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합의 하에 촬영이 이뤄졌고 여성 측에서 촬영한 사실도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이은의 변호사도 이날 입장을 내고 "사전에 동의를 구했다면 그런 사실을 유추할 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친밀한 대화가 오갔다는 사실만으로 영상 촬영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황씨는 수년 전 피해자와 교제 당시 성관계 도중 피해자의 휴대폰으로 촬영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피해자는 몹시 당황해 영상을 삭제했다"며 이 내용도 경찰에 진술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해 6월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및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네티즌을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을 포착해 황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동영상 등을 올리고 황씨를 협박한 인물은 황씨의 형수로 파악됐으며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사전에 동의를 구했다면 그런 사실을 유추할 대화가 있어야 한다"며 친밀한 대화가 오갔다는 사실만으로 영상 촬영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