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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막을 '턱' 없던 차량돌진…"경계석·말뚝으로 인도진입 막아야

광화문광장·홍대 버스킹 거리 둘러보니…"차량 쉽게 들어올 수 있어"
미·유럽선 테러대응 안전 강화…"다중운집장소에 차량방호 장치 설치해야"

 

주)우리신문 박형욱 기자 |   "인도에 턱이 있었다면 인명피해가 훨씬 줄었을 텐데…."

 

한국테러학회장인 이만종 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지난 5일, 나흘 전 9명의 생명을 앗아간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 현장을 둘러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시청역 사고 현장은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경계석인 연석의 높이가 3㎝에 불과했다. 바로 건너편 도로에는 20㎝ 높이의 연석이 있었다.

 

연석은 인도로 넘어오는 차량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한다. 그러나 사고 현장의 낮은 연석은 역주행 사고 차량이 시속 100㎞에 가까운 속도로 철제 방호울타리(가드레일)를 부수고 보행자들을 덮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못했다.

 

보통 인도에서 횡단보도로 진입하는 지점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의 보행 편의를 위해 연석을 낮춘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 인도 바로 옆은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로, 서울시도 보행자가 도로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가드레일을 길게 쳐놓은 상황이었다.

 

이곳에서 15년 동안 식당을 운영한 조현호(67)씨는 "사고 이후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도저히 납득되지 않아 틈날 때마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며 "건너편 도로처럼 턱이 높았다면 승용차가 인도까지 들어오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행 편의를 위한 횡단보도 구간은 예외로 하더라도 인도와 차도 사이에 연석이 낮거나 없으면 차량이 돌진할 경우 인명피해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이나 번화가에서는 위험이 한층 커진다.

 

사고 현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광화문광장은 2009년 개장 당시부터 차량 돌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개장 이틀째에는 택시가 광장 안으로 20여m 돌진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는 안전 대책으로 높이 25㎝의 경계석을 세우고 경계석 안쪽에 길이 1.8m의 석재 화분을 배치했다.

 

그러나 지금은 화분 모두가 광장 한편에 치워져 있고 철제 폴리스라인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광장으로 통하는 횡단보도 6개 중 차량 출입을 차단하는 '볼라드'(길말뚝)가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 교수는 "횡단보도를 통해 차량이 광장으로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장과 차도 사이의 분리 턱의 높이는 17㎝인데, 이 또한 대형트럭 등의 차량이 광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 교수 얘기다.

 

이 교수는 "주변에 차량 이동이 많고 도심 한가운데 있어 늘 사람으로 붐비는 광화문광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분리 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화문광장을 관리하는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시청역 사고를 계기로 '차량 돌진'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다른 부서와 협의해 관련 방침이 나오면 따를 것"이라고 했다.

 

젊은 층이 많이 몰리는 홍대입구역 인근 '레드로드' 버스킹 거리도 비슷했다.

 

이곳은 각종 공연이 열리는 금·토·일요일 정오부터 오후 11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돼 차량 진입이 제한되지만 차량이 버젓이 활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볼라드가 설치돼 있기는 했지만 재질과 간격은 제각각이었다. 150여m의 인도에 2개의 볼라드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가 하면 볼라드 간 거리가 4m에 이르러 사실상 차량 돌진에는 무용지물인 경우도 있었다.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교통약자법) 시행규칙은 볼라드의 간격을 1.5m 안팎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교수는 "승용차 대부분의 폭이 1.8m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볼라드는 효과가 없다"며 "해외 사례를 참조해 자동 바리케이드 등 실질적으로 차량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 각지에서는 광장을 비롯한 다중 운집 공간에 방어벽과 구조물을 세우는 등 안전 조처를 강화하고 있다. 주로 차량을 이용한 테러가 잇따른 데 대한 대응책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시는 500만달러(약 69억원)를 들여 6.8t 무게의 차량이 시속 80㎞로 돌진해도 견딜 수 있는 볼라드 700여개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번 시청역 역주행 사고는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고 경찰이 운전 부주의 여부를 포함해 수사하는 가운데 테러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지만 차제에 차량 돌진 등에 대비해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교수는 "이번 사고에서 봤듯이 한국도 차량 돌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언제든 우리 사회에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광장과 주요 명소 등 인파가 몰리는 지역을 우선으로 차량 방호 장치 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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