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이영식 기자 | ㈔진관사수륙재보존회는 19일 서울 은평구 소재 진관사에서 '수륙재 개건 626주년 기념 2024 진관사 수륙재' 회향식을 봉행했다.
이번 회향식은 지난달 1일 시작한 수륙재를 마무리하는 의식이다. 19일에 낮재를 봉행했고 20일에 밤재를 올린다.
올해 수륙재는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 독립유공자, 전쟁 희생자 등을 위무하는 의식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낮재 참가자들은 헌향·헌다·헌화 의식에 이어 경찰관, 소방관, 국군장병, 국가정보원 요원, 국가공무원, 집현전 여섯 학자, 전쟁 희생자 등을 위한 위패를 봉안했다.
또 스님들과 신도들이 가마의 일종인 연(輦)을 들고 진관사 일주문 밖에 있는 시련소로 나가 영가(靈駕·영혼)를 맞이하는 의식인 시련(侍輦)의식을 올렸다.
이후 영가를 연에 모시고 일주문 안으로 들어와 먼 길을 온 이들을 위로하고 법문도 들려주는 대령(對靈), 일종의 목욕탕인 관욕소에서 영가의 고단함과 번뇌를 씻어주고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히는 관욕(灌浴) 의식이 이어졌다.
진관사수륙재보존회 이사장이며 진관사 주지인 법해스님은 '우리 모두를 위해'를 주제로 49일간 이어진 올해 수륙재에서 "나라를 위해 안타깝게 순국하신 소방, 경찰, 군인, 공무원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극락왕생을 축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관사 국행 수륙재가 종교를 넘어 개인의 안녕은 물론 사회 통합과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 모두 함께하는 우리 모두의 의식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세계 곳곳에서는 질병과 전쟁, 사고로 수많은 인명이 무고하게 희생되고 있다"며 "무주고혼(無主孤魂·자손이나 모셔 줄 사람이 없어서 떠돌아다니는 외로운 혼령)을 위로하고 천도하는 국행수륙재의 봉행은 그 자체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온 세계의 모든 존재들을 차별 없이 위무하는 수륙재의 설행 공덕으로 대한민국과 나아가 온 인류가 상생할 수 있기를 우리 모두 간절히 기원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수륙재(水陸齋)는 물과 육지의 홀로 떠도는 귀신들과 아귀(餓鬼)에게 공양하는 불교의 가장 큰 재다. 특히 진관사 수륙재는 2013년에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날 수륙재에는 조계종 승려들 외에 주호영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주민·김우영 의원,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배용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정호성 대통령실 시민사회3비서관 등 정관계 인사와 다수의 주한 외국 대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