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성북구 관계자들이 성북천에서 폐사한 물고기들을 채로 걷어내고 있다. | 성북구 제공](http://www.woorinewspaper.co.kr/data/photos/20221147/art_16693686609578_e4bf12.jpg)
주)우리신문 김성묵 기자 | 이달 초 서울 성북천에서 치어를 포함한 물고기 1000여 마리가 폐사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오염이 심한 하수구 물이 하천으로 들어간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노후 하수관거 균열’ 등으로 인한 누수를 의심하고 있으나 성북구 측은 “하수관거 관리에는 이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25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성북구의 ‘성북천 수질오염사고 결과보고’ 문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삼선동 삼선교 분수광장 인근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것은 일부 하수가 하천으로 유입됐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해당 보고서는 “하수가 하천으로 유입되어 용존산소(물속에 녹아있는 산소) 부족 및 갑작스러운 수환경 변화에 따라 민감한 어류의 폐사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사고 당시 일대 하천은 급수 판정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였다. 수질 등급은 통상 1~5등급으로 구분되는데, 농업이나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물을 ‘급수 외’ 또는 ‘6급수’라고 한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급수를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인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당시 1L당 41.4~43.7㎎였다. 이 수치가 10을 넘어서면 6급수로 분류된다.
개인이나 집단의 범죄 혐의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성북구 측은 고의적인 독극물 방류나 공장폐수 무단 배출 등으로 인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고려해 조사를 진행했으나 납이나 니켈, 비소, 수은 등의 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것이다. 수질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힘든 구리 극소량(0.009㎎/L)만 나왔을 뿐이었다.
![성북구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성북천 물고기 폐사 사고 지점 수질 검사 결과 | 성북구 제공](http://www.woorinewspaper.co.kr/data/photos/20221147/art_16693687670343_ce9d67.jpg)
반면, 분원성대장균군과 총대장균군은 각각 18만~27만, 48만~50만을 기록해 통상적인 수치를 한참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원성대장균·총대장균군은 사람의 배설물에서 주로 발견되는 물질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검출된 물질의 특성으로 봤을 때 (화장실 등에서 사용된) 하수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인근의 노후화된 하수관거에서 일부 균열이 발생해 하천으로 물이 샌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서울에 있는 하수관거는 시설이 낡아 교체가 필요한 것이 굉장히 많다”면서 “통상 서울의 하수관거에 유입되는 물 가운데 100만t 정도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명수’로 분류되는데 이는 하수관 틈으로 하천물이 들어간다는 의미이고 거꾸로 말하면 하수관의 오염수가 하천으로 새나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 관내 하수관거는 총 1만1000km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중 30%는 공사한 지 30년이 넘었고, 10%는 공사한 지 20년이 넘은 (노후) 하수관거”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서울 성북천에서 물고기 1000여마리가 폐사한 곳 위치](http://www.woorinewspaper.co.kr/data/photos/20221147/art_16693688206234_b8affb.jpg)
다만 성북구 측은 하수관거 누수 등의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하수관거에 구멍이 생긴 게 원인이었다면 오수가 넘친 흔적이 남아있을 텐데 그런 것들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정집 하수구의 물이 하수전용 관로로 들어가는 연결 지점에서 (접합이 잘못돼) 하수가 일부 새기는 하는데 그 정도 물 때문에 이렇게 많은 물고기가 죽었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성북구 관계자는 “향후 연구 용역을 통해 하수 유입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