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박영하 기자 | 백두산 중국 부분이 백두산의 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27일(현지시각) 열린 집행이사회에서 창바이산을 비롯한 18개 후보지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세계지질공원은 총 213곳(48개국)으로 늘었다. 유네스코는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명소와 경관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15년부터 세계지질공원을 지정하고 있다.
새로 지정된 곳들은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에서 이미 등재가 권고돼 이번 집행이사회의 인증이 사실상 예정된 상태였다.
유네스코는 창바이산을 두고 “지린성 남동부에 있는 화산활동의 야외교실 같은 곳”이라면서 “가장 잘 보존된 화산으로 화산이 형성되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며 정상에 있는,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높은 화산호인 천지는 절경을 선사한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2020년 자신들 영토에 속하는 백두산 지역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해달라고 유네스코에 신청했다. 북한도 2019년 신청을 했지만 후보지에 포함되지 못했다. 현재 백두산은 4분의 1이 북한, 4분의 3이 중국 땅에 속한다. 다만 천지의 경우 약 54.5%가 북한에 포함된다.
외교부는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승인은 백두산의 지질학적 보호 가치와 관련 절차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안다”며 “관련된 동향을 계속 주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미 주유네스코 대사는 집행이사회 결정 직후 “백두산은 한국인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산이며, 앞으로 등재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의 세계지질공원 지정 추진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로 국제사회에서 백두산보다 창바이산이라는 명칭이 더 많이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중국이 고구려·발해 등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은 앞서 고구려 유적을 세계유산으로 올리며 고구려를 중국 지방정권으로 규정한 바 있는데, 백두산 지역을 영토로 삼았던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 역사로 왜곡하는 ‘동북공정’이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인들이 ‘창바이산’으로만 기억하지 않도록 ‘백두산’ 명칭의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