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8 (수)

  • 맑음동두천 26.3℃
  • 구름조금강릉 25.5℃
  • 맑음서울 30.0℃
  • 구름조금대전 27.8℃
  • 구름많음대구 27.4℃
  • 흐림울산 25.7℃
  • 구름조금광주 27.7℃
  • 구름많음부산 27.3℃
  • 맑음고창 27.5℃
  • 구름조금제주 28.1℃
  • 맑음강화 27.7℃
  • 구름조금보은 26.3℃
  • 구름조금금산 27.6℃
  • 맑음강진군 29.1℃
  • 흐림경주시 25.2℃
  • 구름조금거제 26.9℃
기상청 제공

실향민의 도시 속초…아바이마을서 한국판 디아스포라 축제 개최

14∼16일 2024 실향민문화축제…고향떠난 74년 애환·추억 한자리
이병선 시장 "9년째 지역·세대 한계 넘어 대중과 소통 화합 노력"

 

주)우리신문 염진학 기자 | 속초시가 올해 9회째 여는 실향민문화축제는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피난을 내려왔다가 고향으로 가지 못한 실향민을 위한 행사다.

 

'실향민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알리고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2016년부터 열리고 있다.

 

속초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정착한 실향민이 모이는 한국판 '디아스포라 축제'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곳곳에서 흩어져 살아야 했던 유대인을 지칭했지만 이후 의미가 확장돼 고국 또는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는 집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살아온 실향민의 삶은 기구하고 애절하다.

 

 

이들은 6·25 한국전쟁 7개월 후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역전된 1951년 '1·4후퇴' 당시 남쪽으로 내려온 피난민이 대부분이다.

 

부산까지 피난 갔던 실향민은 종전으로 북으로 가는 길이 막히자 상당수가 정착했고, 일부 피난민은 고향에 한발이라도 더 가까이 가겠다며 38선 이북 수복지구인 속초에 집단으로 정착했다.

 

실향민들이 임시로 터를 잡은 곳은 현재 '아바이마을'로 더 잘 알려진 속초 청호동 일대다.

 

청호동은 실향민이 정착 당시만 해도 호수(청초호)와 바다가 만나는 곳에 형성된 휑한 사구(沙丘)였다.

 

나라 땅인 데다 사람이 살지 않아 피난민들의 움막촌이 하나둘 자연스레 들어섰다.

 

피난민 중 상당수는 어선을 이용해 북한을 탈출, 고기잡이로 생계를 잇고 고향으로 돌아갈 때도 배를 대기 쉬운 이곳에 몰렸다.

 

속초시 중심으로 바다와 잇닿은 청초호는 1930년대 일제가 인근 철광석을 일본으로 수탈하기 위해 개발했던 항구다.

 

이곳에는 함경도 바닷가 마을 사람들이 많이 자리를 잡았다.

 

북으로 갈 날을 그리며 고향 사람들끼리 주로 모인 탓에 고향 마을의 이름을 딴 신포마을, 영흥마을, 단천마을, 이원마을 등으로 집단촌이 형성됐다.

 

남한에 '작은 함경도'가 생긴 것이다.

 

1918년 일제강점기 지도에는 이곳이 '반부평'(半扶坪)으로 나온다.

 

땅의 반이 호수에 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반부들'이라고 했다는 설이다.

 

청호동이란 명칭은 조선시대 속초지역의 경치를 대표하는 '소야 팔경'(所野八景) 중 청초호의 물이 맑아 '청호마경'(靑湖磨鏡)이라 한 것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진다.

 

1954년 속초읍에서 발간한 '속초읍세일람'에 따르면 당시 속초읍의 인구는 총 2만510명이었고, 이중 원주민이 9천345명이다.

 

 

당시 '철수민'이라고 불렸던 실향민의 인구는 1만1천여명으로 속초 인구의 절반 이상(54%)을 차지했다.

 

그만큼 속초에서의 역할과 비중이 커졌다.

 

실향민들의 고향인 함경도 동해안은 우리나라 최대 어장으로 특히 명태잡이와 가공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몸만 내려온 실향민들은 억척으로 고기를 잡고 명태, 오징어를 손질해 살림을 꾸렸다.

 

이들의 속초 정착은 지역 자본과 실향민의 선박, 조업 기술 등이 어우러져 속초를 수산업 도시로 키웠다.

 

실제 1959년 속초의 어획고는 부산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전쟁 전 양양군에 속했던 속초읍은 실향민들의 '임시 정착'으로 지역사가 커지면서 1963년 속초시로 승격한다.

 

실향 70여년, 1세대는 거의 세상을 떠나 현재는 10여명 안팎에 불과하다.

 

이제 2, 3, 4세대들이 아버지, 할아버지의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실향민들의 문화를 이으며 살고 있다.

 

대표 실향민촌인 아바이마을 사람들은 고향에서 즐겨 먹던 아바이 순대와 명태순대, 식해(젓갈) 등 고향 음식들을 만들어 먹으면서 그리움을 잠시나마 달랬다.

 

이는 속초의 대표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함경도 정월 대보름 민속행사인 북청사자놀이는 2, 3세대들에 의해 속초사자놀이(강원도무형문화재)로 전승되고 있다.

 

속초시는 14일부터 3일간 이북의 고향을 떠나 피난 온 실향민의 애환을 위로하고 그들의 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실향민문화축제를 연다.

 

올해 9회째를 맞아 '고향의 노래, 속초의 음식, 속초의 바람'이 주제이다.

 

축제 기간 전국 실향민노래자랑, 전국 이북·속초 사투리 경연대회, 실향민문화 체험투어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 축제는 2016년 '전국이북실향민문화축제'로 개최된 이후 '실향민문화'를 주제로 한 전국 유일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3일 "실향민문화축제는 분단의 비극으로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꿋꿋하게 살아가신 실향민들의 숭고한 희생과 끈기를 되돌아보고, 나눔과 화합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더보기
민주, '친일인사 공직임명방지' 특별법 당론 발의
주)우리신문 김기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일제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두둔하거나 친일·반민족 행위를 미화하고 정당화한 자는 공직에 임명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헌법부정 및 역사왜곡행위자 공직임용금지 등에 관한 특별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대표발의자인 김용만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로 "최근 일제 식민 지배를 정당화했던 인사가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사실상의 매국 행위임에도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다. 특별법에는 역사왜곡 방지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의 '헌법부정·역사왜곡 방지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공공기관이 특정 인사를 임명하려면 이 위원회의 심사를 받도록 했다. 특별법인 규정한 역사왜곡 행위에는 '독도 영유권의 역사적 사실과 헌법이 정한 영토 규정을 날조하여 유포하는 행위'도 포함됐는데, 오기와 누락도 '날조'에 해당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김용만 의원이 제안한 '신친일파 척결, 뉴라이트 거부' 릴레이에 동참하겠다며 해당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대표는

경제.사회

더보기
뉴스테이 실패 딛고 재시도…기업형 장기임대, '전세' 대안될까
주)우리신문 고혁규 기자 | 정부가 기업이 집주인인 20년 장기임대주택 도입에 나선 것은 개인 다주택자 위주의 영세한 민간임대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놓기 위해서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임대차 시장은 공공이 20%(186만가구), 민간이 80%(658만가구)를 공급하고 있다. 민간임대시장에서는 등록임대가 144만가구, 비등록임대가 514만가구다. 비등록이 78%를 차지할 만큼 민간임대시장이 영세하다 보니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재고 변동성이 높아 전셋값 불안을 부를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하자 보수를 둘러싼 갈등도 커지는 상황이다. 일본, 미국의 민간임대시장은 정부 정책 지원과 안정적 수익처에 대한 기업의 투자 수요가 더해져 대규모 장기임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은 2000년 임차인 보호 규제를 완화하고, J-리츠를 도입하는 등의 제도 개편으로 임대업 수익성을 높여 대형화 계기를 마련했다. J-리츠는 건설사가 임대주택을 지으면 리츠에서 매입하고, 운영은 부동산관리회사에서 맡는 형태다. 임대주택 상속세 최대 50%와 보유세를 감면(토지세 16%·건물분 50%)하는 세제 혜택도 부여했

국제

더보기
[이스라엘] 3천500년된 항아리 와장창…박물관은 "호기심 많은 아이 실수"
주)우리신문 김희종 기자 | 이스라엘의 한 박물관에 전시됐던 3천500년 된 항아리가 4살짜리 아이의 실수로 파손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스라엘 하이파 헤흐트 박물관은 기원전 2200년에서 1500년 사이의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항아리가 4살 소년의 실수로 파손됐다면서 현재 복원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전시품을 고의로 파손할 경우 경찰조사 등 엄중한 결과를 초래하지만, 이번 경우는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의 실수'로 인한 것으로 이에 따른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물관은 관람객이 유리막 등의 방해 없이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이번에 파손된 항아리도 보호물 없이 박물관 입구 근처에 전시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건 후에도 보호물 없이 유물을 전시하는 자신들만의 전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항아리를 파손한 아이의 아버지인 알렉스는 아들이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서 살짝 잡아당겼는데 항아리가 떨어지면서 파손됐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알렉스는 박물관이 사고 며칠 뒤 가족을 다시 초대했다면서, 파손된 항아리도 복원 가능하다는 말을 들어 다행이지만 여전히 박물관 측에

미디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