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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방소멸 경고등] 옛 명성 어디로…텅 빈 울산 원도심

행정·상권 중심이던 중구, 1990년대 이후 인구 감소…곳곳에 '임대'
새로운 시도도 이어져, 휴양·도시개발 기대…"머물고, 살고 싶은 도시로"

 

주)우리신문 박영하 기자 |  "자리가 없어서 손님을 못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렇게 변할 줄은 그때는 상상도 못 했죠."

 

울산 중구 원도심은 1990년대까지 '시내'라고 불리며 지역 발전과 상권을 주도하던 곳이다.

 

평일 저녁이면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업체에서 퇴근한 노동자들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으로 가득 찼고, 주말 길거리는 친구, 가족 등 나들이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980년 초 원도심에 문을 연 울산 향토 복합쇼핑몰 '주리원백화점'의 단위 면적당 매출액은 전국 2위를 차지할 만큼 돈이 돌았다.

 

그러나 1990년대 남구 삼산동 지역 개발이 완료되면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동해남부선 기차역인 울산역이 1992년 8월 중구에서 남구로 옮겨가고, 비슷한 시기 현대백화점, 2001년 롯데백화점이 남구에 들어서면서 상권 이동은 가속화했다.

 

원도심 쇠락은 중구 지역 전체 인구 감소로 이어졌다.

 

1980년과 2010년을 비교하면 복산1동 35.3%, 복산2동 34.6%, 반구1동 30.6% 인구가 줄었고, 중구 내 다른 지역 역시 모두 감소했다.

 

 

 원도심 곳곳에 점포 '임대'…"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다"

 

지난 19일 오후 원도심인 성남·옥교동.

 

평일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거리는 한산했다.

 

'젊음의거리'를 중심으로 넓고 좁은 골목이 줄줄이 연결된 거리마다 사람들 발길이 뜸했다.

손님 없이 주인만 가게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거리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반면, 눈길을 돌릴 때마다 보이는 것은 '임대' 문구.

 

연이어 붙어 있는 상가, 마주 보고 있는 가게에 함께 임대 광고가 붙은 경우도 많았고, 3층짜리 건물 통째 임대로 나온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유명 스파 브랜드와 신발 편집숍이 있던 대형 매장마저 나란히 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특히, 의류, 잡화, 음식점 등 50개 점포가 자리 잡은 '보세거리'에는 두 집 걸러 한 집에 임대가 붙어 있을 정도였고, 2층 대부분은 아예 문을 닫았다.

 

상인들은 "장사를 하겠다고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 몇 년째 임대가 붙은 곳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성남·옥교동 소형 상가 공실률은 10.8%(올해 2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9%(2022년 1분기), 집합상가 공실률은 25.8%(올해 2분기)에 이른다.

 

원도심에서 대를 이어 50년 가까이 음식점을 운영 중인 한 업주는 "80∼90년대에는 이층까지 손님이 꽉 들어차고, 기다리다가 돌아가는 사람도 있는데 지금은 단골 덕분에 그나마 가게를 유지한다"며 "이렇게 변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씁쓸해했다.

 

 

울산 내 인구 감소 폭 가장 커…노령 인구 비중 '최다'

 

원도심 쇠락은 중구 인구 감소와 흐름을 같이 한다.

 

1980년대 중구는 남구와 함께 울산을 키워온 중심이었으나 1997년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진장동·효문동·송정동·양정동을 신설된 북구에 넘겨줬다.

 

이후에도 도시가 남구와 북구를 중심으로 확장하면서 중구 인구는 빠져나갔다.

 

최근 10년가량을 비교해도 중구는 울산 5개 구·군 중 인구 감소 폭이 가장 크다.

 

2015년 24만4천481명에서 올해 8월 기준 20만7천362명으로 15.2%가 줄었다.

 

이는 2∼3년 전까지 조선업 불황기를 겪으면서 많은 노동자가 떠나간 동구(-13.5%) 보다 감소율이 큰 것이다.

 

중구는 지역 내에서 가장 노령화한 곳이기도 하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8.9%다.

 

이는 도시와 농촌 복합 지역인 울주군(18.5%) 보다 높다.

 

반면, 0∼3세 영유아 인구 비중은 2.3%로 지역 내에서 두 번째로 낮다.

 

이런 흐름을 '산업수도 울산'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울산 기초자치단체 중 중구에만 유일하게 대기업 사업장이 없는 상황과 연계해서 보는 시각도 있다.

 

대기업 일자리가 없고, 기업 세수 역시 적어 정주 여건 개선, 인구 증가 사업을 위한 재원 확보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중구 내 가장 많은 세금(법인지방소득세)를 내는 업체는 대형마트로 알려졌다.

 

 

 '힐링' 콘셉트로 시설 확충…그린벨트 해제로 도시 개발 기대

 

중구가 아예 활력은 잃은 것은 아니다.

 

도심 속 태화강, 접근성이 좋은 입화산, 황방산을 보유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쉬고, 즐길 거리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어 '머물고,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대표 행사인 '태화강마두희축제'만 보더라도 축제 장소를 기존 원도심에서 인근 태화강까지 늘리고 수상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면서 방문객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축제가 열린 사흘간(6월 14∼16일) 30만6천명 정도가 다녀갔는데,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맨발 걷기' 열풍이 불면서 황톳길로 유명한 황방산 등산로에는 지난해 100만 명이 방문했다.

 

중구는 이런 분위기를 몰아 도심 속에 위치한 장점을 지닌 입화산을 중심으로 관광 자원을 늘리고 있다.

 

연간 1천4천여 명이 이용하는 자연휴양림 숙박시설 '별뜨락'(이동식 카라반 9대)에 더해 산림 교육과 숙박 기능을 겸한 산림문화휴양관을 건립한다.

 

현재 실시설계 용역 단계로 이르면 올해 말 착공해 내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산업 활성화와 인구 증가를 위한 국책 사업도 추진 중이다.

 

다운동 일대가 지난해 '도심융합특구'로 지정되면서 개발제한구역 18만9천27㎡가 해제되고 내년부터 2034년까지 탄소중립 특화 연구집적단지와 기후테크산업 개발·실증 클러스터, 산학연 융합·혁신 기지 등이 조성된다.

 

 

장현동 일대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비 1천467억원을 투입해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31만 6천968㎡)를 개발할 예정이다.

 

자동차 관련 첨단산업, 혁신도시 입주 기관 연관 기업이 들어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신성장 동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구 관계자는 "계획된 도시 개발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중구는 신산업 기업들이 들어서고 휴양지가 확충돼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며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고 28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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