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17일의 열전을 뒤로 하고 11일 막을 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소수 정예'로 역대급 성적을 거둔 태극전사들은 '말'로도 금메달을 줄 수 있을 만큼 걸출한 입담을 뽐냈다. 파리에서 때로는 감동을, 때로는 즐거움을 안겨 준 선수들의 다채로운 말을 모아봤다. ▲ "메달 땄다고 젖어있지 말아라. 해 뜨면 마른다."(양궁 김우진) = 개인전 금메달로 3관왕에 오른 뒤 '꾸준함의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내가 딴 메달에 영향받지 않고, 나의 원래 모습을 찾아 계속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 "그렇다면 난 (킬리안) 음바페."(양궁 이우석) = 남자 개인전에서 우승한 김우진이 자신과 은메달리스트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을 축구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빗대자 이에 대한 응답으로. 이우석은 이 종목 동메달리스트다. ▲ "누가 '항저우에서 3관왕을 했는데 바로 다음 대회에서 또 3관왕을 하는 게 쉬울 거 같냐'고 하더라. 그런데 그 바늘구멍을 통과해버렸다."(양궁 임시현) = 여자 단체전, 혼성전, 여자 개인전을 차례로 제패한 뒤 소감에서. ▲ "'어펜져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7월 26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2024 파리 올림픽이 11일 폐회식과 함께 4년 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개회식 전인 7월 24일부터 일부 종목 경기가 열린 이번 대회는 총 19일간 전 세계 20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선수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한 난민팀을 합친 1만500여명 선수가 '지구촌 축제'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올림픽에 나온 선수 가운데 사연 없는 선수 없다'는 말처럼 세계 최고 무대에 서기 위해 피땀 흘려 준비한 선수들이 펼친 명승부는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이 중에서도 유독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면들, 또 많은 논란을 일으킨 주제들, 대회 기간 벌어진 각종 해프닝 등을 모아봤다. 먼저 선수단이 배를 타고 센강을 가로지르는 행진을 벌여 화제가 된 개회식에서만 10개 넘는 장면을 추려낼 수 있을 정도로 여러 논란을 낳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한국 선수단 입장 때 영어와 프랑스어로 모두 '북한'이라고 소개한 실수였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에 토마스 바흐(독일) IOC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했다. 센강 등 파리시 전체를 활용한 개회식은 '올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올림픽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자세하게 말씀드리는 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은 지난 6월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무릎이 100% 정상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부상을 둘러싼 전후 사정에 남모를 아픔이 있다는 듯한 미묘한 뉘앙스의 답변이었다. 그로부터 약 6주 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시상식 직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안세영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게 된 과정과 그 이후 대표팀의 대처를 직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해 국가대표 은퇴 해석을 낳았지만,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고 선을 그었다. 안세영은 이어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배드민턴도 양궁처럼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8월 3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을 찾아 테디 리네르와 포옹하고, 곧바로 라데팡스 수영장으로 이동해 레옹 마르샹(이상 프랑스)이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을 지켜봤다. 이렇게 스포츠 스타에게는 '대통령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12일 오전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별'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마르샹과 리네르였다. 마르샹은 수영 경영 종목에서 금메달 4개를 목에 걸며, 파리 올림픽 최다관왕을 예약했다. 금메달을 따낸 4개 종목에서 모두 올림픽 기록을 세우는 진기한 장면도 연출했다. 마르샹은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대관식'을 치렀다. 지난달 29일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4분02초95를 기록해 은퇴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올림픽 기록(4분03초84)을 경신하며 정상에 오른 마르샹은 1일 남자 접영 200m(1분51초21), 남자 평영 200m(2분05초85)에서도 연거푸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3일에는 마크롱 대통령 앞에서 펠프스의 개인혼영 200m 올림픽 기록(1분54초23)을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한국이 11일(현지시간) 폐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다 금메달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무기 종목' 선수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한국 선수단이 따낸 금메달 13개 중 10개가 총, 칼, 활로 가져온 것이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은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해내는 새 역사를 썼다. 개막 이틀째 여자 단체전을 시작으로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혼성전), 여자 개인전(임시현), 남자 개인전(김우진) 금메달을 차례로 쓸어 담았다. 여기에 여자 개인전 은메달(남수현), 남자 개인전 동메달(이우석)을 곁들였다. 압도적인 활 솜씨를 세계만방에 뽐낸 '신궁'들은 찬란한 기록도 풍성하게 작성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양궁에 걸린 금메달을 모두 가져왔다. 혼성전이 도입돼 양궁 금메달이 5개로 늘어난 뒤로는 전 종목을 석권한 첫 사례다.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이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한 번도 안 빼놓고 10연패를 이뤘고, '에이스' 김우진(청주시청)은 남자 양궁 첫 3관왕에 오름과 동시에 한국인 올림피언 통산 최다 금메달(5개)의 대업을 이뤄냈다. 양궁 대표팀은 목표한
[※편집자 주 =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개막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2024 파리 올림픽이 한국시간 12일 오전 4시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 열전을 마무리합니다. 우리신문은 파리 올림픽에서 거둔 대한민국 선수단의 성과, 대회를 달군 스타, 100년 만에 파리에서 올림픽을 치른 프랑스의 자체 평가 등을 아우른 올림픽 결산해 봅니다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대한민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21개 종목 선수 144명으로 이뤄진 '소수 정예' 한국 선수단은 파리 올림픽 폐회를 하루 앞둔 10일 현재(현지시간)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7위를 달렸다. 대회 마지막 날인 11일 근대5종 여자부 개인전과 역도 여자 81㎏급에서도 메달이 나오면, 우리나라는 2012 런던 대회(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 이래 12년 만에 최대 성과를 안고 귀국한다.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단체 구기 종목의 집단 부진으로 한국 선수단의 규모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에 최소로 쪼그라들었다. 금메달 목표치도 5개에 불과해 1984 로스앤젤레스 대회와 2020 도쿄 대회에서 남긴 금메
주)우리신문 신승관 기자 | 사상 최초로 남녀 선수가 같은 숫자로 출전한 2024 파리 올림픽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올림픽 최초로 여자 마라톤 우승자가 폐회식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1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폐회식 중 마라톤 시상식이 열렸다. '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마라톤은 보통 폐회식에서 메달 시상식을 연다. 42.195㎞를 초인적인 노력으로 주파한 영웅들은 주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 앞에서 영광의 메달을 받는다. 초대 근대 올림픽인 1896 아테네 대회부터 시작된 이 전통은 그동안 남자 마라톤 메달리스트의 전유물이었다가 2020 도쿄 대회 남녀 공동 시상으로 변화가 생겼다. 이번에는 아예 남자 마라톤을 폐회 이틀 전인 10일, 여자 마라톤을 폐회 하루 전인 11일에 개최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금메달 시판 하산(네덜란드), 은메달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 동메달 헬렌 오비리(케냐)에게 직접 메달을 걸어줬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우리는 프랑스 역사에서 중요한 1789년의 '여성 행진'에서 영감을 얻었다. 파리 올림픽은 프랑스를 인권의
주)우리신문 박형욱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동메달리스트 키미아 알리자데(불가리아)에게는 이번 대회가 세 번째 출전한 올림픽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섰다. 그런데 출전할 때마다 알리자데의 소속은 다 달랐다. 동메달을 딴 첫 올림픽에서 알리자데는 이란을 대표했다. 알리자데의 동메달은 이란이 1948년 올림픽에 참가한 이래 68년 만에 여자 선수로선 처음으로 획득한 메달이었다. 그러나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그는 난민팀의 일원이었다. 2020년 1월 알리자데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란에 만연한 여성 차별과 억압에 이유로 들었다. 독일로 향한 알리자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결정한 난민팀 소속으로 치른 도쿄 올림픽 여자 57㎏급 첫 경기를 잊지 못한다. 당시 알리자데의 상대가 이란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나히드 키야니찬데였다. 알리자데는 히잡을 쓰고 출전한 예전 동료를 18-9로 눌렀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불가리아 대표팀에 동메달을 하나 안겼다. 올해 불가리아 시민권을 획득한 그는 더는 난민이 아니다. 알리자데는 8일(현지시간) 체급 내
주)우리신문 김정숙 기자 | 역도 국가대표 박주효(27·고양시청)는 군 복무 시절 허리를 크게 다쳐 '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역도를 포기하라"고 권고하는 의료진도 있었다. 하지만, 박주효는 의사가 '최소 3년'이라고 예상했던 재활 기간을 '1년'으로 줄였고,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이어 올해 4월 태국 푸껫에서 열린 2024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 남자 73㎏급 경기에서 인상 150㎏, 용상 195㎏, 합계 345㎏을 들어 5위를 차지하며 2024 파리 올림픽 진출권도 따냈다. 기적처럼 바벨 다시 든 박주효는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73㎏ 결선에서 인상 147㎏, 용상 187㎏, 합계 334㎏을 들어 7위를 했다. 극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용상 3차 시기에서 196㎏을 시도하다가 바벨을 등 뒤로 떨어뜨린 뒤 박주효는 눈물을 흘렸다. 3위를 차지한 디미트로프 안드리프(불가리아)의 합계 기록은 344㎏(인상 154㎏·용상 190㎏)이었다. 박주효가 4월 IWF 월드컵에서의 합계 345㎏을 들었다면, 동메달도 딸 수 있었던 터라 아쉬움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