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미국의 한 주택 뒷마당에서 성인 남성 허벅지 굵기에 길이가 3m에 달하는 알비노 보아뱀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USA투데이는 미국 플로리다주 남서부 네이플스의 한 주택가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뱀 전문 사육사가 대형 알비노 보아뱀을 포획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에서 파충류 전문 사육사로 활동하는 레트 스탠베리는 지난 3일 주택 뒷마당에 대형 비단뱀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아내 타일러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비단뱀이 있다는 뒷마당에 접근하자 수풀 속에 똬리를 튼 흰색 형체가 보였다. 알고 보니 신고가 들어온 개체는 비단뱀(python)이 아니라 알비노 형질을 가진 흰색 보아뱀이었다.
비단뱀과 보아뱀은 대표적인 대형 종으로 자주 혼동되지만 서로 다른 과에 속하는 뱀이다.
포획 뒤 측정한 결과 보아뱀의 성별은 암컷으로, 길이 2.9m에 무게는 23.8kg에 달했다. 스탠베리는 유튜브 영상에서 "내가 그동안 본 보아뱀 중에 가장 뚱뚱하다"며 뱀이 너무 큰 몸집 때문에 도망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보아뱀이 어디서 나타났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누군가 애완 뱀으로 키우다 내다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탠베리는 포획한 보아뱀을 자신의 보호시설에서 합법적인 허가를 받고 사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내 타일러는 "포획된 암컷은 보아뱀 중에서도 비만이라 다이어트를 시킬 예정이며, 지금도 성질이 나 있는 상태지만 배가 고파지면 성질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한편 플로리다 남부에서 버려지는 애완뱀으로 인한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번에 포획된 보아뱀은 발견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버마 비단뱀은 애완동물로 기르다 버려지는 사례가 훨씬 많다.
외래종인 비단뱀은 야생에서 번식하며 토끼와 새, 고양이 등을 잡아먹어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2009년에는 올랜도에 위치한 도시 옥스퍼드에서 2살 여자아이가 버마 비단뱀에 의해 질식사당하기도 했다.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 위원회(FWC)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7000마리 이상의 버마 비단뱀을 제거했으며, 주 당국은 매년 비단뱀 제거대회(Python Challenge)를 열어 뱀 사냥 성적에 따라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지난 8월 열린 대회에서만 10일간 비단뱀 231마리를 포획했다고 전했다.
스탠베리는 일단 보아뱀에 천천히 다가가 꼬리를 잡고 수풀 밖으로 끌어냈다. 풀밭 위로 드러난 흰색 보아뱀은 몸통이 성인 남성 허벅지보다 굵어 보였으며 꼬리를 말고 있는데도 몸길이가 2m는 가뿐히 넘어 보였다.
뱀이 스텐베리를 직접적으로 공격하진 않았지만 신경이 예민해져 쉭쉭 거리는 뱀을 진정시키기 위해 대가리에 천을 덮은 뒤 준비해온 자루에 뱀을 집어넣어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