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연말을 맞아 연일 북극발(發) 강력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등유 가격이 예년보다 41%나 폭등해 에너지 취약계층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19일 기준 평균 등유 1리터 가격은 1539.29원으로 지난해(1092.46원) 대비 약 447원이 올라 41%나 폭등한 것이다.
등유 200리터 한 드럼을 사용할 경우 지난해보다 약 9만 원의 연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처럼 등유값이 급등하자 일부 주유소에선 등유값이 휘발유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등유값이 비싸진 건 글로벌 정유 업체들이 같은 생산시설을 쓰는 경유 생산을 늘리고 등유 생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정부가 취약계층에게 지급하는 에너지바우처는 세대별 가구수 1인 기준 11만8500원, 2인 기준 15만9400원, 3인 기준 21만2500원, 4인 이상 기준 27만8600원으로 1인 가구를 기준으로 등유 200리터(약 30만7800원) 한 드럼을 구입하기에도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실제로 예천군 효자면에 홀로 사는 80대 김모(여) 씨는 겨울이 초반부터 밀려오는 강력 한파에도 보일러 기름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김 씨는 “한 푼이라도 아껴서 살아가고 있지만 등유 가격이 너무 올라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으로는 버티기가 힘이 든다”며 “마을회관을 통해 숙박을 해결할 수 있지만 집에 보일러를 틀어 놓지 않으려 해도 보일러 배관 동파에 더 큰 돈이 들어갈까 걱정돼 이러지도 저로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재봉 경북도립대학교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에너지 가격상승률을 반영한 지원을 통해 한시적인 지원책이라도 마련해야 한다”며 “에너지 취약계층이 더이상 추위에 고통받지 않도록 더 큰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등유는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어촌이나 소도시 주택에서 실내 난방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2021년 기준 경북도에는 에너지 바우처 혜택을 보고 있는 확정가구는 5만2857가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