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서전결 기자 | 영풍[000670]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010130]에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영풍·MBK 연합은 이날 고려아연 이사회에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독립적인 업무집행 감독 기능을 상실한 기존 이사회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며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후보로 추천된 신규 이사는 사외이사 12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으로 구성됐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는 ▲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 김수진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전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 김재섭 DN솔루션즈 부회장 ▲ 변현철 변호사(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금속공학) ▲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 원장 ▲ 이득홍 변호사(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005490]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 천준범 변호사(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 홍익태 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 본부장(가나다순) 등이 추천됐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는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이다. 이 가운데 장형진 영풍 고문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최 회장 측 인사로 분류돼 이들 중 12명 이상이 선임되면 영풍·MBK는 이사회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영풍·MBK는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도 안건으로 올렸다.
집행임원제를 도입한 회사의 이사회는 모든 주주들을 대표해 회사의 중요사항 결정과 집행임원에 대한 감독권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대표집행임원(CEO)이나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 집행임원은 실질적인 집행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업무집행의 효율성을 강화하게 된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현 지배구조에서는 경영진이 이사를 겸하고 있거나 특정 이사(최윤범 회장)의 대리인에 불과해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감독하고 감사하기는 어렵다"며 "여기에 대부분의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고 있어 최 회장의 경영권 사유화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들과 최 회장을 포함한 주주들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까지만 참여하고, 회사의 경영은 집행임원들이 실행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사회 의장이면서 실질적인 최고경영자(CEO)인 최 회장 체제에서 자행되던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 훼손과 이사회 무력화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고려아연 거버넌스를 개혁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도 올해 남양유업[003920] 정기주총에서 홍원식 전 회장을 정점으로 한 의사결정구조를 뜯어고치기 위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정관 변경은 상법상 특별결의 사항이라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제3지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MBK 관계자는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사외이사진 확대 강화를 통해 고려아연의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최대주주의 진심을 주주들이 공감하고 지지해줄 것"이라며 "소재산업은 물론, 법조, 금융, 기업 경영과 거버넌스, 안전관리 분야까지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모셔서 고려아연 이사회의 기능도 정상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