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리신문 서전결 기자 | "지금 모란, 모란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전하게 승차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별내역∼암사역)의 본 개통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별내역.
평소 '경춘선 타는 곳'만 적혀있던 역사 곳곳에 '8호선 구리·잠실·모란 방면'이라고 적힌 안내판과 전광판이 생겼다.
위로만 갈 수 있었던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은 지하로도 갈 수 있게 됐고 이를 타고 내려가면 큰 규모의 8호선 대합실이 나왔다.
이날 대합실에서 경기도는 별내선의 개통을 앞두고 주민들과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개통식과 시승 행사를 마련했다
개통식에 참석한 남양주 주민 김모(65) 씨는 "13년 전에 8호선 연장된다는 소식에 별내동으로 이사 왔는데 공사가 지연되고 오래 걸려 그동안 교통이 매우 불편했다"며 "너무 늦긴 했지만 (개통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대합실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자 지상철인 경춘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펼쳐졌다.
깊숙한 지하에 8호선 승강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곳에서 6칸(량)으로 구성된 텅 빈 핑크색 띠를 한 열차가 취재진을 맞이했다.
열차에 몸을 실자마자 느낀 첫인상은 내부가 넓고 쾌적하다는 것이었다.
한 열에 6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플라스틱 시트가 배치돼 있었고, 객실 통로와 출입문 상단에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어 실시간으로 노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휴대전화 무선 급속 충전기가 도입돼 승객들이 이동 중에도 편리하게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게 되었다.
열차가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하자 경기도 관계자는 "열차는 평균 시속 40.7㎞로 달린다"고 안내했다.
열차를 탄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백경현 구리시장, 주광덕 남양주시장, 윤호중(구리) 국회의원 등 6명은 한 열에 나란히 앉아 체험했다.
백경현 시장은 "구리에서 약 4만3천명이 서울로 출근하는데, 거의 83%가 이걸(별내선) 타고 다닐 거다"며 "1시간 넘게 걸리던 거리가 구리역에서 잠실까지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내일은 주말이니까, 월요일 출근 시간부터 꽉꽉 찰지 모르겠다"며 "시민들께서 아주 좋아하시겠다"고 답했다.
열차가 새로 신설된 역에 멈출 때마다 승강장에 '안심역사 Safe Zone'이라고 적힌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별내선부터 CCTV를 추가 설치해 사각지대를 관리하고 비상벨 및 화재 예방 시설 등도 추가했다"며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역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열차는 목적지인 서울 강동구 암사역사공원역을 15분 만에 도착했다. 별내역에서 잠실까지는 27분 소요될 전망이다.
열차에서 내린 김 지사는 취재진에게 "오늘 시승을 했는데 아주 쾌적하고 또 안전하고 빨랐다"며 "이와 같은 혜택을 우리 경기 동북부 주민들께 주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루 앞서서 열차에 탄 시민들도 8호선 연장에 대해 "이렇게 빨리 남양주, 구리를 지나 서울에 갈 수 있다니 너무 좋다", "빠르면서도 쾌적하다"며 만족해했다.
다만 서울 강동구 주민인 박모(71) 씨는 "(열차가) 암사역에 도착한다면 엄청 혼잡할 거 같다"며 "정식 개통되면 복잡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다시 별내역으로 돌아 온 열차에서 시민들이 우르르 내렸다. 하지만 출구로 가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각 1개씩밖에 없어 역을 나오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별내선은 10일 별내역에서 모란 방향 오전 5시 32분, 암사에서 별내 방향 오전 5시 28분부터 첫 운행을 시작하면서 정식 개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