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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기자의 맛집멋집

[태백 탄광 폐광] ② 국가 경제 중흥 견인한 87년 '빛과 그림자'

'국민 연료' 공급에 지역경제 효자…'인생 막장'에서 최대 탄광으로
직원 5천226명, 한때 아시아 최대…70여년간 광부 574명 목숨 잃어

 

주)우리신문 박현정 기자 | 태백산 등어리요 낙동강 줄기 / 여기는 삼척이라 우리의 탄광…(중략)…하늘이 주신 보배 우리의 선물 / 한 덩이 또 한 덩이 피땀에 젖어 / 이 강산 살찌리라 삼천만 행복 / 사이렌이 들려온다 일터로 가자'

 

1950년 대한석탄공사 창립 이후까지 불리던 삼척탄광의 사가인 '삼탄가'다.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한 석탄산업의 중흥기(1957∼1966년) 당시 현주소와 광부들의 자긍심 속에 서린 애환이 노래 가사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삼척개발주식회사 삼척탄광으로 개발된 장성광업소는 국내 최대 탄광으로서 국가 경제 중흥을 견인했다.

 

개광 이래 87년간 석탄 9천400만t을 생산해 국민 연료인 연탄의 수급 안정과 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했다.

 

하지만 1966년 연탄 파동에 이은 유류 위주 정책 전환과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1987∼2000년) 정책으로 탄광 구조조정이 1989년 시작되면서 점차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첩첩산중 고원지대 석탄…'인생 막장'에서 국내 최대 탄광으로

 

태백산맥의 주령인 태백산(1천567m), 북쪽에는 함백산(1천572m), 남쪽에는 연화봉(1천52m)과 청옥산(1천276m)으로 둘러싸인 해발 600m의 고원지대.

 

아무리 둘러봐도 첩첩산중인 고원지대의 석탄 부존은 조선시대부터 알려졌다.

 

일제도 1920년대 초부터 지질조사를 통해 양질의 석탄 매장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 지역을 '보류광구'로 지정, 광구 등록을 제한하면서 개광을 늦췄다.

 

1930년대 일제가 한반도를 대륙침략의 병참 기지화하면서 총독부는 삼척탄광을 본격 개발했다.

 

당시 낙동강 유역의 심각한 기근으로 민심이 악화하자 총독부는 삼척탄광 개발로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 이주를 추진했다.

 

앉아서 굶어 죽을 수 없었던 주민들은 생존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탄광 이주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인생막장'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설이 전해온다.

 

6·25전쟁으로 생산이 중단됐다가 1950년 11월 대한석탄공사 창립 이후 장성은 국내 최대 탄광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석탄 전성시대' 화려한 영광의 중심에 우뚝 선 장성광업소

 

국내 석탄산업은 태동기(개광∼1930년), 일제 자원 수탈·광복·국영 개발(1930∼1956), 증흥기(1957∼1966), 주유종탄정책(1967∼1973:전성시대 마감), 에너지 위기 극복(1974∼1986:석탄 증산 회귀), 석탄산업 합리화(1987∼2000)로 점철된다.

 

이 중 중흥기인 1957년부터 1966년까지 석탄산업은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고속 성장을 거듭했고, 그 중심에 장성광업소가 있었다.

 

1959년 생산량 100만t을 달성한 지 7년 만인 1966년 219만t을 돌파, 국내 제1 탄광으로 자리매김했다.

 

1979년에는 228만t을 생산해 개광 이래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이 시기 직원은 5천226명까지 늘었다.

 

16개 광구에 총면적은 축구장 면적(0.714㏊) 6천971개에 해당하는 4천978㏊의 광활한 면적. 해발 600m의 고원에서 해수면 아래 500m까지 수직으로 내려가는 막장의 평균 심도는 1천m∼1천100m에 달한다.

 

여기다 수갱과 사갱이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얽혀 연결된 지하 속 유지 갱도의 총길이만도 무려 350㎞다.

 

갱구에서 작업장까지 투입됐다가 일을 마치고 걸어서 나오는 데만 왕복 6㎞로, 걸어서 꼬박 2시간이 소요된다.

 

폭 4.4m, 높이 2.9m의 밀폐된 막장에 투입된 광부들이 피땀을 흘려 캐낸 석탄량만 개광 이래 9천400만t에 달한다. 이는 석탄공사 창립 이래 9개 탄광에서 총생산한 1억9천300만t의 절반(49%)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연간 생산량이 6만7천t이고 직원이 416명인 것을 고려하면 이때가 장성광업소의 황금기였던 셈이다.

 

 

석공인이 흘린 피와 땀…사망 547명 포함 재해자만 2만3천362명

 

화려한 영광의 불빛 이면에는 늘 그림자가 뒤따른다.

 

'석공인이 흘린 피와 땀, 불굴의 정신은 민족 활로를 열고 조국 번영의 밑거름이 됐다'는 석공 50년사 발간 내용처럼 각종 재해로 수많은 광부가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대한석탄공사 재해 통계자료에 따르면 공사 창립 이후 1950년부터 지난해까지 장성광업소에서는 사망자 574명을 포함해 2만3천362명의 재해 사상자가 나왔다.

 

재해는 작업 여건이 열악했던 석탄공사 설립 초기부터 중흥기인 1960년대, 연탄 한장이 아쉬웠던 1970년대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1977년 11월 16일 오전 2시 45분 장성 제1수갱 225ML동력실(장성 갱구에서 1천20m 지점)에서 불이 나 12명이 사망하고 218명이 유독가스에 중독됐다.

 

당시 갱내에서 작업 중인 인원은 모두 634명이었다. 인명구조를 위해 투입된 구조대도 희생된 사고로도 기록됐다.

 

진화에만 1주일이 소요된 대형 사고였지만 변압기 퓨즈로 정품을 사용하지 않고 구리선을 연결함으로써 발생한 어이없는 사고로 밝혀졌다.

 

1985년 12월 14일 오후 1시 50분께는 장장 갱구에서 2천375m 지점 케이빙 막장에서 죽탄 300㎥가 쏟아져 작업 중인 광부 10명이 매몰돼 사망했다.

 

1994년 10월 6일 오전 5시 30분 장성 문곡갱 갱구로부터 7천50m 지점 케이빙 막장에서 2천㎥가량의 탄산가스가 발생, 10명이 질식사하고 2명이 부상했다.

 

케이빙 작업으로 탄층이 붕괴하면서 일순간 탄산가스가 돌출한 사건으로 국내 탄광에서 전례 찾을 수 없는 드문 사례로 기록됐다.

 

개광 이래 국가 경제의 중흥을 이끈 영광의 순간과 숱한 재해의 아픔으로 점철된 87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장성광업소는 오는 7월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전남 화순 탄광이 문을 닫을 때만 해도 체감하지 못했는데, 장성광업소의 폐광을 앞두고 이제야 실감한다"며 "석탄산업이 막다른 골목길을 돌았다는 것을 이제야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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