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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쌈채소 리필은 한번만” “콩나물무침 동나”…치솟는 물가에 박해진 밥상 인심

물가 상승 여파에 저렴 맛집 ‘줄인상’
자영업자들 “먹고 살기 힘들다” 호소
무료급식소 “식자재비만 70만원 올라”

 

주)우리신문 김기운 기자 | 

“선택지가 별로 없어요. 가격을 올리거나 재료를 줄이거나. 아니면 그냥 장사 접는 수밖에 없죠, 뭐.”

 

경기 하남시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최근 채소 가격이 치솟자 매장 한편 테이블 위에 올려둔 ‘셀프’ 리필용 통 뚜껑을 잠시 닫아두기로 했다. 기존에는 해당 테이블에 상추, 깻잎 등 쌈채소와 오이 등을 채워두고 부족한 손님이 자유롭게 가져다 먹는 방식으로 운영했는데, 이제는 처음 딱 한 번만 제공한다. 더 요청하는 손님에게 한 번 정도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계속 가격이 오른다면 리필 시 추가로 돈을 받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채소는 말할 것도 없고, 식용유와 설탕 등 모든 재료 물가가 다 올랐다”며 “상추 한 상자가 지난달에도 2만원대여서 ‘많이 올랐구나’ 생각했는데 지금은 5만원이 넘는다”고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이어 “단골손님들은 이런 조그마한 변화를 바로 알아채 많이 고민했지만, 우리도 먹고 살아야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최근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상승하며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진다. 이들의 어려움은 인정 넘치기로 유명했던 ‘K-밥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바이러스성 병해나 장마 등의 영향으로 상추나 깻잎 등 채소류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오르자 일부 식당들은 무료였던 쌈채소 제공을 중단하거나 추가금을 받고 있다.

 

반찬 개수를 줄이는 곳도 적잖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백반집에서 만난 사장 박모씨는 “원래는 메인 메뉴 외에 오이무침이랑 제철 나물, 소시지 등 5~6가지 반찬을 제공했었는데, 상황에 따라 오이무침을 빼거나 조금 저렴한 재료들로 대체하고 있다”며 “가격이 조금 안정되면 다시 예전처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성비 맛집’으로 유명했던 곳들도 연일 최고치를 찍는 물가 상승률을 견디지 못하고 줄인상을 단행했다. ‘7000원 보쌈 정식’을 판매해 인근 대학가 학생들과 직장인들에게 유명한 서울 중구의 한 보쌈집은 지난달 말 1000원 가격 인상을 했다. 한 번에 1000원을 올린 적은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해당 보쌈집 사장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물가 상승을 반영해 100원, 500원씩 올린 적은 있었지만, 한 번에 1000원을 인상한 건 처음”이라며 “1인분에 계란말이에 소시지, 어묵볶음, 된장국 등을 제공하는데 ‘정식’이라서 반찬 가짓수를 줄이지는 못하니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서 몇 년간 ‘2000원 국밥집’으로 유명했던 곳도 피해가진 못했다. 지난달 12년 만에 500원 가격을 올려 이제는 ‘2500원 국밥집’이 됐다. 사장 김형진씨는 “2010년 9월 이후 12년 만에 500원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쌀이며 시래기, 무 등 모든 재료의 원가가 올라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곳에 오시는 분들 다수가 기초생활수급자”라며 “몇 십 년 단골들의 주머니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보니 물가 상승 탓에 힘들어도 오른 원가를 다 반영하진 못했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 여파에 무료급식소도 ‘시름’…“반찬이나 배식 양 줄여”

 

물가 상승 여파는 무료급식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밥상 물가가 오르다 보니 무료급식소를 찾는 저소득층은 전보다 늘었는데, 물량을 수급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 위치한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급증한 식재료비에 매일 식단을 구성할 때마다 반찬 가짓수를 줄이거나 배식 양을 조절하는 궁여지책으로 무료급식을 이어가는 중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1992년에 문을 연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반찬 가짓수를 하나 줄이기도 했다. 실제 지난달 9일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배식을 시작한 지 30여 분 만에 준비한 콩나물무침이 동이 나 이후에 온 노인들은 단출해진 반찬으로 식사를 했다. 준비한 양이 모두 떨어지면 줄을 선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고영배 사회복지원각 사무국장은 “후원이 들어오면 다행히 고기반찬을 내놓을 수 있지만, 언제 반찬 가짓수가 다시 줄어들지 장담할 수 없다”며 “물가 상승으로 한 달 재료비만 200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고 하소연했다. 1년 전쯤 1800~2000만원 정도였던 한 달 재료비는 지난달 들어 2300~25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고 한다. 일주일 기준으로 70여만원 정도였던 식자재 비용이 하루 10만원씩 더 늘어 140만원까지 더 드는 주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 국장은 “여의치 않을 때는 추가 반찬 없이 볶음밥이나 짜장덮밥 등이 나가기도 하고, 비빔밥 등의 음식에 올라가던 고기 고명도 저렴한 채소로 대체하고 있다”며 “마음 같아서는 매일 고기반찬에, 양도 가득 드리고 싶지만 운영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전했다.

 

밥상 물가 상승에 저소득층의 끼니 걱정도 늘어간다. 무료급식소에서 제공하는 한 끼를 세끼로 나눠 하루 종일 먹기 위해 비닐봉지에 담아 집으로 가져가는 이들도 많았다. 무료급식소 측에서도 이들을 위해 급식소 정문 쪽에 그날의 급식과 약간의 간식을 담은 봉투를 마련해뒀다. 무료급식을 먹기 위해 대기줄에 서 있던 최모(73)씨는 “모든 물가가 올라 한 끼를 사 먹기에도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무료급식소 반찬 가짓수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우리 같은 노인들한테는 이 정도도 감지덕지”라고 말했다.

 

무료급식소들 사이에선 치솟는 물가 상승에 더 이상 운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무료급식소 중 많은 곳이 정부 지원 없이 개인과 기업 후원에 의존하며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봉사 활동이 줄자 기업 등 단체 후원도 줄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후원금은 엇비슷하거나 줄었는데 식재료 값은 오르니 반찬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 잇따른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무료급식 제공 단체 참좋은친구들의 한 관계자도 “최근 물가 상승으로 4가지씩 주던 반찬을 3가지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한 무료급식소도 “한 달 식자재비가 200만원가량 늘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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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덮친 중남미서 피해 속출…최소 7명 사망·수십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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